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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해독-담담당당]오만과편견

Mr. Han 2008. 11. 25. 16:45

[암호해독-담담당당]오만과편견

 

"감옥 안의 시간은 담 밖의 시간과 다르다.

감옥에서는 아무것도 희망할 수 없다.

시간은 끝없이 순환하는 나선과 같고......

고독과 공허, 그리고 무(無)이외의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필리프 모리스, <증오에서 삶으로> 중에서

 

<시대전쟁 제35화> '오만과 편견'; 연속, 비연속의 긴장력

 

한겨레21이 정부 출범 초기인 3월 21일자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환율상승과 임금동결 정책 추진에 관한 검토 보고서를 비공개로 작성했음이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뉴스 하나는 연기금이 11월 20일까지 주식 투자금액의 29%, 약 2조 6천억원의 평가손실이 났다는 것도 있군요. 외환스왑 뉴스도 나옵니다. 26일 한중일 거시경제 금융안정 워크숍에서 지난 14일 워싱턴 잠정합의가 구체적으로 토의될 거라는 군요. 다음달 13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예비 차원이라는데 날짜가 묘하게도 26일입니다.

정부가 출범 초부터 환율 올리고 임금 묶는 정책을 케이디아이한태 연구하라고 했단다.

한겨레 21에 나온다.

이건 정권 잡기 전부터 다 계획에 있었던 이야기란 소리다.

현재 연기금 투자액의 29%인 2조6천억이 손실이다.

스왑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중순, 지금부터 약 한 달전에 여러 이야기 끝에 <위기를 막는가? 막아야 하는가? 막을 수 있는가?>라는 세 가지를 두고 여러 사람들과 토의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드러나는 상황의 변화, 즉, 변격(變格)에서 왠지 정부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미적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혹자는 이걸 두고 정부의 철학과 의지 빈곤을 이야기하며, 결론적으로 결단을 내리지 않으니 정책은 그 방향으로 굴러간다고 보더군요. 고환율 정책의 결과치고는 현재 외환유동성 부족은 스왑으로도 상황 개선이 쉬울 듯 보이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무역수지도 11월 말에 40억불 4/4분기 추정치를 내놓았지만...그게 아직도 12월의 상황이 그대로 있는 터에 절반 조금 지나 예상하는 것이 무리인 듯 합니다. 상황은 매일 매일 급변이니까요. 거기다가 실물경기가 하락해서 완연하게 내수경기의 감소가 나타나는 조짐에다, 거기 외환부족이 초래하는 군데군데의 시장 경색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게 되었습니다.

너무 달라를 소비해 버려서, 스왑을 해도 효과가 있을지.

 

그러니까 유동성의 절대 이유가 환율은 아니라는 셈입니다. 언뜻 형이상학적이지만 사실 정부의 철학과 결단이 더 중요하게 보이지요. 돈이 돌지 않는 데 돈에 대한 갈구나 희망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그 이유를 세계경제가 그렇다는 등 '누구 탓'하는 이야기만 해서는 답이 없는 겁니다. 그럼 누가 그걸 해결해주면 '구세주'가 되는 건가요?

환율이 이유가 아니고, 이 정부가 문제야.

구세주 사슴을 기다리는 거냐? 일본사슴?

 

지난 10월 3일, 국회 예결 위원장 이한구 의원은 3가지 포인터를 지적했습니다. 첫째, 금리는 인하되면 안된다.(인상해라는 아니었지요) 둘째, 인플레 우려를 증폭하고 외국자본의 투자매력을 감소시키지 말아야 한다. 셋째, 강.만.수 경제팀은 경제예측능력, 정책동원의 신뢰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10월 7일 국무회의에서 MB는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며, 그동안 정부당국이 그래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강.만.수 장관의 손을 들어줍니다. 그리고 있었던 총리까지 참가했던 '거시경제정책협의회'에서는 "국내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도 했었지요. 드러난 것으로만 보면, 이것은 단순한 정책 실패와는 다릅니다.

이한구는 한패거리가 아닌 모양이다.

돌아가는 판세를 모르니깐 저런 소리를 하지.

아님 그냥 대국민 쑈든가.

우리 당에도 정신 똑바로 박힌놈 있거든. 하는 거.

 

물은 흐를 때 흐릅니다. 새로운 물이 공급되지 않는 모습은 댐 아래의 물을 보면 압니다. 그곳에서는 처음에는 생생한 고기들이 댐에서 떨어지는 물을 기다리고 있다가 하나 둘 정신차린 놈들은 그냥 흘러갑니다. 그러나 깊게 패인 물이라고 안전하게 생각하다가 어느날 댐이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면 흘러가지도 못하고-이미 흐르는 길이 막혔으니- 말라 죽습니다. 서서히 마르는 것이지요. 

 

나는 정부가 이것을 해결해주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해주질 않고' 버팁니다. 우리 모두를 댐 아래에 있는 웅덩이에 가둔다고도 표현합니다. 그리고는 댐 중의 수문 하나를 '나중에', 아주 조금 엽니다. 그 물에는 색깔이 있습니다. '그 색깔에 적셔지는 한이 있더라도 살자!'라는 구호를 외치는 순간, 이 물의 색깔은 적절하게 댐에서 내려주는 것으로 섞이게 됩니다. 돌연변이의 탄생이지요. 숨구멍이 나타날려면 깊게 패인 그 곳에서 다른 길로 물길을 파거나 혹은 댐의 다른 구멍이 적절하게 조화된 상태가 필요한데 그것이 지금은 전혀 없습니다. 어떤 선택으로 몰리는 형국이지요.

굶어죽기 직전으로 몰아간 다음에

"예, 나까무라상이 널 너무 사랑한단다. 굶어 죽는거 보다는 나까무라상 돈 받고, 

술 한잔 따르는게 낫지 않니? 그냥 술만 따르는거야. 2차는 안나가도 되."

요따우 작전이지.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합니다. 환율은 댐에서 흐르는 물과 웅덩이를 연결하는 하나의 길과 같습니다. 일정하게 가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는 계절은 겨울이라고 다들 알지만, 겨울에도 일정한 방류는 있지요. 오히려 보다 큰 조절은 여름 홍수를 대비할 경우, 물을 가두려고만 할 때, 일체 방류를 억지합니다. 약간의 찌꺼기만 내보낼 때를 제외하고는 대비하는 것이지요. 댐 아래의 웅덩이는 그냥은 삽니다.

 

유동성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정치의 내부가 지향하는 부동산? 그것이 해결책? 아니라면 이제 다시 외환에서 찾아봐야지요. 환율이 오른다? 아니다. 오르내라고 출렁인다? 결국 흘러내리는 물이 없어 활동을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수요나 공급도 없이, 부동산이라는 거대 폭탄을 건드리지 않고서 해결책은 없다는 '철학'으로 밀어붙이면...한국이란 사회 국가는 다시 좁은 웅덩이로 포위되는 형국이 만들어집니다. 댐과 웅덩이는 서로 다른 세계지만, 물을 공급해주면서 기르는 형세가 되고, 여기서도 많은 물고기들은 퇴출 아닌 퇴출을 당하게 되겠지요.

 

이걸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메트릭스가 형성되었으니 그냥은 없는 셈이지요. 하늘은 하늘 이야기만 하고 학문은 학문이고... 사흘 배고픈 우리가 죽 한 그룻이 산삼 열뿌리보다 좋게 여기면서 죽을 산삼으로 착각하면...그건 완벽한 '도루묵'이 되는 셈입니다. 경고는 오래 전부터 나왔지요. 그러나 '상식'이 항상 발목을 잡습니다. 물론 패배주의도 한 몫을 했지만, 우선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게 된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메트릭스를 깨야해.

네오의 빨간약은 현실에는 없어.

니들이 세뇌당한 그 뇌를 깨워야 한단 말야.

그래서 내가 아고라에 이렇게 줄창 글을 올리는 거고. 

 

지금 창조적 정치를 마냥 기다리는 것은 어려울 듯 하군요. 우선 철학과 의지를 보일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가 많이 잠식된 상태입니다. 거의 최저치로 달려갑니다. 이건 숫자로 나오는 지지율과는 다른 겁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12월을 고비로 해서 넘어간다고 하더라도...결국은 닥칠 위기는 해소될 기본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채...이상한 움직임들만 성성하게 있습니다. 11월 중순이 지나면서 사실상 이걸 억제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상황은 급진전되는 중이지요. 이제는 확실한 '모르핀 국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계속 우기고 지나오는 과정에서 내성이 붙어서...긴장력이 사람들을 조급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질긴 놈이 이긴다'는 말이 적용되는 것이죠. 김빼기도 한 몫을 하고...그렇게 몇 차례 거듭하면서...주식이니 외환, 채권을 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젖어서 풋, 콜로 들어갈 것이고...사실은 그것이 <경제>는 아닌데도 불구하고...그렇게 사회 국가가 어디론가 이상한 형세로 몰려 들어가는 상태가 나타나는 걸 가장 경계합니다.

 

10월 초의 상황까지에서만 유추해서 보아도 몇 차례의 이런 조짐이 있었지요. 나는 그것을 <가짜 골든벨>이라고 불렀습니다. 10.8~9, 10.24~25, 그리고 11월. 이렇게 세 차례가 진행되어 버린 후에는 이제 스왑 해오는 것, 거기에 목을 매는 묘한 현상이 드러납니다. 그것이 곧 회복이 아닌데도 불구하고...그것을 기다리는 타성에 젖어 버렸지요. 그 사이 가능한 모든 조정과 생존 변수는 사라지고...어디론가 흘러 갑니다.

 

연재가 이제 9회를 남겨두고 있군요. 아끼면서 사용해야할 지면이지만...이 부분에 대한 감상은 쓰지 않고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남은 지면에서 잘 정리해보지요.

 

사회 속에서 <동상이몽>이 점점 많아집니다. 이유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위기의 해결이 아니라 돌려막기에도 긴장을 전혀 하지 않는 사회가 보이는 겁니다. 자칫 한국이 그저 국제적 베가본드라는 비난만 할 뿐이지, 그 근본적 대책에는 무관심하거나 혹은 외면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지요. 전혀 창조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그런 자리로...우리가 웅덩이에 고여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긴장이 뚝 떨어져가는...형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