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경제 기사.용어

'한미 통화스왑 40억 달러 첫 인출', 위기?

Mr. Han 2008. 11. 28. 12:11

'한미 통화스왑 40억 달러 첫 인출', 위기?

한은 "선제적 조치"…자본수지 유출 사상 최대

기사입력 2008-11-27 오전 11:10:37

 

 

한국은행이 27일 한미 통화스왑 자금 300억 달러 가운데 1차로 40억 달러를 다음 주 국내로 반입한다고 발표해, 실제 사용 가능한 외환보유고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연말을 앞두고 자금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선제적으로 자금인출을 결정한 것"이라고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10월 외환보유고가 사상최대 폭인 274억2000만 달러가 줄어 2122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외채 중 상당 부분의 만기가 연말에 몰려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는 얘기다.

한은, 국공채ㆍ은행채ㆍ원화현금 등 담보로 외화 대출

한은은 27일 다음달 2일 국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외화대출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 뒤 낙찰된 금액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인출해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체결한 한미통화스왑을 활용해 은행들에 달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첫 인출액은 40억 달러이며 외화대출 기간은 최장 88일이다.

입찰 참가 기관은 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외은지점 포함), 농업협동조합중앙회.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신용사업부문, 한국산업은행, 한국중소기업은행 등이다.

한은은 외화를 대출하면서 대출금액의 110%를 담보로 받을 계획이다. 담보물은 원화 환매조건부(RP) 대상증권 중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을 우선하되, 이런 담보가 부족하면 은행채, 일부특수채, 원화 현금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은 "위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태"

한은은 이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연말을 앞두고 자금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선제적으로 자금인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은모 외환시장팀장은 "금융시장 사정을 감안했을 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미 연준과 통화스왑 발표 이후 은행의 자금사정이 나아지는 기미가 있기는 하지만 차환율 등을 봤을 때 여전히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시중은행의 자금 필요성 등에 따라 응찰금리가 다를 것"이라면서도 "스왑시장 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적신호'…자본수지 유출 사상 최대

한은이 '여전히 어려운 상태'라고 인정한 것처럼 외환시장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의 40억 달러 반입 결정도 이미 한미 통화스왑 체결 효과가 시장에 반영된 만큼 큰 호재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한은이 이날 밝힌 '10월중 국제수지 동향'을 봐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10월 중 경상수지는 49억 달러 흑자를 냈지만, 자본수지 유출 규모가 1980년 통계작성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0월 자본수지는 금융기관들이 해외 차입금을 대거 상환하면서 순유출 규모가 지난달 47억8000만 달러에서 크게 늘은 25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하면서 외채 만기 연장이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기타투자수지 역시 지난달 15억9000만 달러 순유입에서 10월 262억5000만 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파생금융상품수지도 39억1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10월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41억 달러, 통화스왑 자금 40억 달러 등 들어오는 달러에 비해 나가는 달러 규모가 훨씬 큰 가운데 수출 감소로 11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약 10억 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중 외환보유고 2000억 달러 선마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홍기혜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