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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첫 인출 의미와 효과

Mr. Han 2008. 11. 28. 09:42

외환 불안 차단…일시적 ‘돌려막기’ 우려

 

 

통화스와프 첫 인출 의미와 효과
보유액 2000억弗 위협속
연말 자금수요 선제대응
대부분 은행권 해외차입
상환용 다시 유출될 듯

 

스와프 자금의 시장 유입은 외환 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갖는다. 외화자금 사정 개선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자금시장이 여전히 불안해 달러 유동성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외환 보유액 붕괴를 막기 위해 고육지책 차원에서 꺼내 든 카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출 배경은=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돌파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30일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발표 이전 수준(10월 28일 1467.80원)으로 되돌아갔다. 시장에서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때 받는 통화스와프(CRS)금리는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화를 대가로 달러를 빌리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환율 상승으로 '키코' 피해 기업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져 487개 수출기업들이 통화파생상품인 키코에 가입해 입은 손실은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외환 보유액 '2000억달러 선'이 흔들리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로서는 달러 현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이은모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연말 자금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인출을 결정했다"며 "내년 4월 30일이 만기지만 만기 연장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일부나마 인출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리 수준은=이번에 한은이 시장에 푸는 40억달러 규모는 계약상 1회 거래금액 한도(50억달러)와 통상 은행권 스와프 입찰 규모 등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인출 규모는 은행권의 입찰 동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선불 형식으로 달러를 빌려오는 게 아니라 시중은행권을 대상으로 스와프 입찰을 실시한 뒤 낙찰된 금액을 미국 FRB로부터 인출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달러를 빌려오는 데 지불하는 금리는 일반적으로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에 가산금리가 붙는다. 현재 OIS는 연 0.7% 수준이어서 한은이 FRB에 지불하는 금리는 최소 2%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중은행들의 응찰금리는 한은이 FRB에 지불하게 되는 금리와 현재 한은이 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공급할 때 받는 금리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팀장은 "대출금리는 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받을 때 내는 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FRB에 내는 금리는 사실상 1~2%대의 저리 대출로, 시중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차입하는 데 지불하는 금리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요요현상에 불과하다=통화스와프 자금 공급은 외환 보유액을 축내지 않으면서도 달러화를 공급할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화 유동성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글로벌 신용경색이 풀리거나 경상수지가 대폭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데 수출 등 여건이 만만치 않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은이 경쟁 입찰 방식으로 외국환은행에 배분하게 되더라도 대부분의 은행이 달러 차입을 상환하는 데 쓸 것으로 보여, 다시 고스란히 외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표한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심리적 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풀리지 않는 한 환율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상현 기자/puquap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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