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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들 '발코니 분쟁' 조짐

Mr. Han 2011. 1. 25. 17:39

 

새 아파트들 '발코니 분쟁' 조짐

서울경제 | 입력 2011.01.25 16:27

 
한단지인데도 아예 없거나… 크기 제각각
실사용 면적 최대 10㎡ 差… 집값도 영향 클듯

앞으로 서울의 새 아파트를 살 때는 발코니 면적까지 꼼꼼히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형이 같아도 층과 향에 따라 일부 발코니가 없거나 줄어들도록 설계된 단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규상 발코니는 전용면적(방ㆍ거실ㆍ주방ㆍ화장실 등을 합한 넓이)에 포함되지 않지만 확장 후에는 거실로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서비스면적'으로 간주돼왔다. 때문에 발코니가 줄어들면 실제 사용면적도 줄어 재산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사용면적 최고 10㎡ 차이 벌어져=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발코니 면적에 차이가 생긴 것은 지난 2008년 6월 서울시가 아파트 입면 다양화를 위해 '서울 건축위원회 공동주택 심의기준'을 도입하면서부터다.

시는 아파트 외관 다양화를 위해 발코니 면적을 30%가량 줄여 건축 심의를 해왔다. 이에 따라 입면이 들쭉날쭉하게 설계되면서 발코니가 넓거나 좁은 가구가 생겨나게 됐다.

당장 발코니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는 곳은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6구역. 이 아파트를 설계한 아스포건축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디자인 다양화에 따라 일부 발코니 면적이 줄어든 가구가 나타나면서 실사용 면적이 최대 10㎡까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분양한 이 아파트는 오는 2012년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8년 6월 이후 건축심의를 받은 아파트는 모두 이 기준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했다. 발코니 면적이 아파트 선택의 주요 '체크 포인트'가 된다는 얘기다.

◇발코니 넓이 따라 시세 차이 벌어질 듯=

가구별로 발코니 면적이 서로 다른 흑석6구역 조합원들은 이에 따라 집값에도 격차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단지의 경우 전체 963가구 중 350여 가구의 발코니가 축소됐다. 흑석동 K공인의 한 관계자는 "85㎡형(이하 전용) 미만 주택형은 발코니 넓이 차이가 3㎡ 미만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114~146㎡형은 면적 편차가 커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46㎡형은 현재 10억원선에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해당 조합은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강변에 바로 접해 있지도 않은데 굳이 입면을 다양화할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집값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심재윤 흑석6구역 조합장 직무대행은 "현재 시와 시의회에 이의를 제기 하기 위해 진정서를 걷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건축심의를 다시 받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경우 공사 지연이 불가피해 또 다른 분쟁 소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