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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세상 사는 이야기

Mr. Han 2010. 9. 27. 09:18

부동산과 세상 사는 이야기
성질 급하고 귀가 얇은 사람은 부동산 못한다

 윤정웅 
現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
세인종합법률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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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부동산은 “잿불에 고구마를 구어 먹듯” 성질이 느긋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디다. 빨리 구우려고 활활 타오르는 숯불에 고구마를 굽게 되면 어찌될까요? 속은 익기도 전에 겉이 다 타버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먹을 것이 없게 되겠지요.

부동산도 마찬가지가 아닐는지요? 대개 귀가 얇으신 분들이 성질도 급하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값이 오르고 내림에 너무 예민한 나머지 조금만 올라도 팔려고 애를 쓰고, 내린다든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못 팔아서 걱정을 하더라는 뜻이지요.

원래부터 부동산은 희비가 엇갈린다고 하지 않던가요? 값이 오른다고 하면 무주택자들은 가슴이 덜컹하게 되고, 유주택자들은 화장실에 가서도 웃는다면서요? 반대로 값이 내린다고 하면 무주택자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유주택자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2-3년 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아마 갈지자(之)를 걸어왔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군요. 물량폭주와 규제책으로 거의 시장을 초토화시켰으니까요. 지금도 시장은 안개 속 아니던가요? 값은 오른다, 내린다는 입술전쟁 뿐이고,

-귀가 얇은 사람은 귀 막고 2-3년 기다려야-

시장이 폭락을 거듭하다보니 부동산시장을 예측하는 엉터리 도사들도 많이 나오고 있더군요. “난세(亂世)에 장수 나온다.”고 하지만 왜 장수다운 장수는 없을까요? 부동산에 별다른 경험도 없으면서 경제서적 몇 쪽 읽었다고 시장을 함부로 예견한다는 건 다소 무리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듯이 어쩌다 한마디 맞출 수는 있겠지만 노하우가 없는 울리는 꽹과리식의 예측에 휘둘리지 마시라는 당부를 아니 드릴 수 없군요. 부동산 투자는 누가 뭐래도 두터운 노하우가 있어야 하거든요. 여러 번 망해보고, 여러 번 성공을 해본 노하우 말입니다.

그렇다면 깊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수십 년 현장에서 중개업에 종사했거나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계신 분들이 아닐는지요? 그 분들은 언제나 조용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강심수정(江深水靜-깊은 물은 고요하다)이라고 해야 할는지?

부동산은 복합 상품이고, 종합선물세트라고 보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어느 한 가지 호재나 악재만으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게 아니라는 의미지요. 부동산 가격은 그 시대의 모든 경제사정과 인구. 문화 등의 집합체가 거울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부동산 가격은 폭락만을 거듭하지도 않고, 상승만을 거듭하지도 않더라는 취지에 이해있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정부가 저울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바로 부동산 시세 아니던가요? 한때의 오름과 한때의 내림에 결코 일희일비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인터넷에 들어와 글을 쓰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아파트를 시멘트 덩어리로 비유하면서 끝없이 추락한다는 글을 쓰는 분들도 많더군요. 하찮은 통계를 들이대면서 언제까지 몇 %가 내린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글도 있고,

그렇게 글을 쓰는 취지가 뭘까요? 부동산 시세가 풍년에 야채 값처럼 운송비도 안 나와서 야채밭을 갈아엎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는지? 그런 철없는 글이나 터무니없는 주장에는 신경 쓰지 않으심이 상책일 겁니다. 누가 뭐라고 하던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입 막고, 눈 가리고, 귀 막고 2-3년 잘 기다려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성질 급한 사람이 술값 내는 법-

술좌석에서 이야기가 길어지게 되면 술값을 누가 내던가요? 돈을 내겠다던 사람이 궁둥이가 무거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중언부언 주정을 하게 되면 성질 급한 사람이 돈을 내더군요.

요즘에는 어린애들도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거든요. 일곱 살 된 아들이 아빠에게

아들 : 아빠,

아빠 : 응?

아들 ; 회사 친구들과 식당에도 가고 술집에도 가잖아?

아빠 : 그래, 자주 가지, 왜~?

아들 : 다 먹고 나올 때 신발을 제일 늦게 신어야 돼, 알았지?

아빠 : ~~?

아들 : 신발 먼저 신은 사람이 돈 내잖아~

성질 급하게 부동산을 팔거나 사게 되면 어떻게 되던가요? 대개 후회하더군요. 충분한 예산을 세우지 못했거나 현황파악을 하지 못한 채 매매를 했기 때문이겠지요. 부동산 매매는 돌다리를 두들기듯 신중을 기하시라는 당부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너무 신중을 기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분들이 더 많더라는 경험입니다. 버스를 놓치게 되면 뒤차가 올 수 있지만 부동산 매매의 기회는 딱 그때뿐 아니던가요? 너무 경솔해도 안 되겠지만 신중을 기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성질 급한 분들은 금방 사서 금방 다시 팔기를 원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고 봐야지요. 섣달그믐 날 결혼한 사람이 하룻밤을 자고 나서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신랑 : 여보 마누라, 우리가 결혼한지도 벌써 햇수로는 1년이 되었구료?

신부 : 호호, 그렇게 되었네요. 해가 바뀌었으니까요.

신랑 : 1년이나 됐는데 왜 애 소식은 없소?

신부 : 네에~?

부동산활성화 대책이 나온 지 얼추 한달이 되어 가는데도 거래가 없게 되자 비관적인 예측이 무성한 요즘입니다. 결혼한 지 하루 만에 아이 타령하는 사람이나 뭐가 다를까요? 성질이 급하기는 다 마찬가지가 아닐는지?

연중 부동산시장을 가늠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가을이라지요? 슬슬 계획을 세워보심이 어떨는지요? 부동산시장을 극히 비관적으로 호도하는 글들을 보시더라도 걱정하지 마시라는 당부를 다시 한번 드립니다. 부동산 가진 사람은 그런 글을 쓰지 않거든요.

글을 맺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약간 긴장하면서 살아야 발전이 있던가요? 부동산도 내 집 마련 걱정, 대출 걱정, 이사 걱정을 하시면서 살아가는 게 발전이 있습디다. 그게 세상사는 일이니까요.

지금은 더 멀리 뛰기 위해 한 걸음 물러나는 시기가 아닐는지요? 귀가 얇아도 안 되고, 성질이 급해도 안 되겠지만 스쳐가는 기회를 놓쳐도 안 되겠지요. 그런데 요즘 이게 뭔가요? 부동산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데 물가는 황새걸음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허허, 그게 바로 큰일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