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재개발관련

보상비 갈등 상처 안은 도시재생1호 루원시티

Mr. Han 2009. 3. 20. 10:47

보상비 갈등 상처 안은 도시재생1호 루원시티

협의율 83%…남은 주민 “이주비 적어 갈곳 없다 ”


봄날에도 불구하고 을씨년스러움이 느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천시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사업구역의 요즘 표정이다. 주택, 아파트, 상가 등 사람들이 떠나면서 저녁이 되면 마치 ‘유령도시’가 된 것 같다는 게 남아있는 주민들의 얘기다.


보상을 둘러싼 갈등도 극심했고 ‘대책위’나 ‘비대위’도 무수히 많았던 곳이 바로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 구역이었다.


18일 오전 다시 찾은 가정동에는 이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S상가 인근 몇몇 상점에는 ‘눈물의 덤핑’ 등 폐업을 예고하거나 이주한다는 안내문이 다수 붙어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6개의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되는 ‘루원시티’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사진은 사업지구인 가정오거리 전경) 안영우기자 dhsibo@i-today.co.kr)

상당수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지만 권리금(1억원)에도 못 미치는 영업보상금(7∼8천만원) 갖고는 어디도 갈 곳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업을 한다는 게 남아있는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장사가 될 리 만무하지만 딱히 갈 곳도 없어 비티고 있을 뿐이다.


가정2동쪽 ‘골목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무허가인 탓에 이사비만 보상받았다는 상인 윤모(54·여)씨는 버틸 때까지 버티겠다며 건어물을 챙겼다. 그나마 골목시장엔 저녁이면 예닐곱개의 포장마차가 운영돼 어두컴컴한 이 일원의 조명등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대책위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Y아파트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사그라들지 않은 분노를 표출한 플래카드가 다수 눈에 띄었다. 인천시장은 물론 관련 국장의 실명에 육두문자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아파트는 보상비가 약 1억2천만원 정도 나왔다.


“서민들이 주로 사는 소형 평수의 아파트인데 이 돈으로 어딜 갈 수 있겠습니까?”


아직까지 이주를 하지 않은 이 아파트 주민 김모(43)씨의 말이다. 관리사무소에 가보니 총 492세대 가운데 50% 정도가 이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상금으론 전세도 구하기 힘들게 됐다며 행정당국을 강하게 성토했다.


3월 현재 루원시티 구역의 보상협의율은 83.1%. 시는 오는 31일까지 수용재결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약 1천800여 건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루원시티가 다른 도시재생사업의 선도사업이란 점에 늘 촉각을 곤두세웠다.


보상에 따른 갈등도 엄청났지만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도시철도2호선, BRT 등 관련 현안도 많고 국내 최초의 입체도시구조로 개발된다는 점 또한 남다르다.


주거나 상업 기능 외에 ‘업무’까지 포함된 만큼 루원시티의 성공 여부가 여타 도시재생사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경인고속도로 관리권 이양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기본·실시설계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데다가 지난 해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사업추진의 걸림돌이라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