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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Mr. Han 2008. 11. 27. 10:43

[칼럼] 반토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반토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마음 잘 다스려야
  최진곤
시황전망
유엔알컨설팅 재무설계 팀장
재무설계사

 

온통 반 토막이다. 펀드도 반 토막 기업이익도 반 토막 집값도 반 토막 증권사 직원 급여도 반 토막 부동산 경매 낙찰가도 반 토막 오늘 점심 메뉴인 고등어도 반 토막

100년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세계적 금융위기가 ‘왜 하필 내가 제일 많이 투자 했던 이 때 발생 하냐고’ 한탄 할지도 모르겠다. 생전 투자라는 건 쳐다 도 안보다가 최근에 투자했는데 ‘왜 이때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세계적 금융위기가 나에게 발생했을까 ?’ 머피의 법칙이 따로 없다고 생각 할지도 모르겠다.

펀드계좌에 잔고만 보면 한숨만 나오고 부동산에 붙어 있는 아파트 시세만 봐도 눈물만 나온다. 연일 TV 뉴스에는 투자 잘못해 자살하는 사람들에 얘기가 나오고 신문에는 연일 주가 폭락기사가 나오고 라디오에서도 경제위기 관련해 대통령 연설이 나오는걸 보면 정말 지금 이 시기가 위기는 위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회사에 오면 펀드가 얼마가 됐다는 등 주식 투자 한 게 마이너스 얼마라는 등 집이 급매로 내놔도 안 팔린다는 등 여기저기서 담배 연기와 함께 내뱉는 한숨만 들린다. 집에 가면 ‘경제도 어려운데 왜 차를 가지고 다니냐’며 와이프에게 잔소리 듣고 추운데 보일러도 함부로 못 돌리게 한다. 왜 하필 이렇게 비참할 때 날씨까지 추워졌는지 정말 모르겠다. 더욱 마음이 스산해진다.

오늘 식당에서 점심 반찬 중에 나온 고등어 반 토막구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 먹지 않고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다. 예전에 가수 이승환의 노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있었다. 우리도 지금 반 토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가져야 할 때라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어떠한 금융전문가도 이런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예상하거나 경고한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주가가 한창 좋았을 때 “3000포인트 간다. 4000포인트 간다”라고 온통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 않았던가? 또 그 말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분들은 지금 어디서 뭐하고 계시는지 한번 보고 싶을 정도로 그립다.

누구를 원망하자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필자 또한 투자에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다만, 고객에 입장에서 생각할 때 어차피 과거는 과거일 뿐 향후 미래에 대한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전문가들의 말은 참고 사항일 뿐

우선, 투자전문가들에 말은 그냥 참고 사항이다. 그들이 전적으로 맞다 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들도 인간이고 또 본인이 다니는 회사등과 이해관계에 얽혀있기 때문에 제때 자기 생각을 얘기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말은 참고만 할뿐 맹신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본연의 말뜻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면에 본래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
 
둘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심리적으로 극도의 패닉상태에 빠지게 되면 본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본래 여유 자금으로 투자를 3년 정도 하려고 생각했는데 자꾸 떨어지는 잔고를 보고 두려움에 급하게 주식이나 펀드를 매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한 두려움이 통제 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나쁜 소식을 더 이상 듣지 않기 위해서 과감히 언론매체를 끊어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셋째, 자금계획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빚이 많고 투자 여력이 없는데 투자한 경우라면, 손해를 무릅쓰고도 자금을 현금화 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더 크게 올 수 있는 리스크에 대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윳돈으로 투자하고 자금 여력도 어느 정도 있다면 성급한 환매는 바람직하지 않다.
 
넷째, 모든 투자의 판단은 본인이 내려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누구든 나의 소중한 돈을 대신 불려 줄 수는 없다. 무턱대고 돈을 맡기는 거 보다는 본인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다음에 다가올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여러 가지 재테크 적 조언들은 참고만 할 뿐 모든 결정을 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또한, 본인이 어느 정도 알아야만 남에 조언이나 제안의 옳고 그름을 판단 할 수가 있다.

자금 계획 잘 세워야
 
다섯째, 신문은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신문은 어제 혹은 오늘 있었던 일의 기록이지 내일의 전망이 아니다. 오늘 주가가 사상최저가가 됐다는 것은 오늘일이지 또 내일 사상최저치를 찍는 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늘 주가가 사상 최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내일 또 주가가 사상 최저점을 찍을 거라고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따라서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오를 때 는 한없이 오를 거처럼 얘기 하고 떨어질 때는 마치 온 세계가 무너질 거처럼 얘기 하는 게 언론과 방송매체이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신문과 방송은 오늘의 사건을 최대한 극대화 시켜야 사람들이 더 많이 보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간략하게나마, 반 토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살펴봤다. 필자 역시 투자에 있어서 너무나도 부족하고 어리석은 사람 중에 하나지만 그래도 이럴 때 일수록 어떻게 버텨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고 생각한다.

위기에 상황에서도 한 가지 분명한건 자금 계획을 꼼꼼히 따져보고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버텨볼 생각이다. 단 우량주위주에 투자 시 이 전략은 유효하다. 내일이라도 금방 망할 거 같은 기업들은 버틸 가치도 없다.

따라서 무조건 장기투자를 하는 것 보다는 본인이 처한 현실과 본인이 선택한 펀드 부동산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결정해야 할 시기이다. 외부에서 구조조정의 압력이 몰아치는 이 시점에 가정에서부터 먼저 구조 조정을 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감히 줄일 거는 줄이고 또 유지할것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할 지혜와 용기가 절심한 시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반 토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