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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해독-담담당당]코,고,꼬?

Mr. Han 2008. 11. 25. 16:40

[암호해독-담담당당]코,고,꼬?

 

"평화란 절대적 평온, 정지, 무사, 고요의 상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부단히 움직이고 사고하는 '동적평형'(動的平衡) 상태라는 것이지. 사회가 평화롭다. 두 사람 사이가 평화롭다고 할 적에는, 내부적으로 부단히 교류가 이루어지고 대화가 진행되어 신진대사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 된다."

 

- 황대권, <야생초 편지> '주름잎' 중에서

 

<시대전쟁 제30화> '고베 toshiko'님에 대한 생각 하나

 

아고라 경방에서 내 눈을 가장 먼저 끈 사람은 처음에는 미네르바님도 아니었고 SDE, 상승미소 님 등도 아니었습니다. 그건 '고베 toshilo'라는 닉을 가진 분이셨지요. 왜 그랬는가? 나는 연초부터 사실 아고라에서 움직이는 일본의 목소리라는 것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나의 의견부터 밝히는 것이 예의겠지요. 내가 쓴 글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고라에 울려퍼지는 일제 사운드.

빵빠라빵~~! 

그 이름은 아사코도 아니고, 사치코도 아닌 도시코, 꼬?

 

나는 지금의 일본을 '평화'의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본을 이끄는 이른바 <권력기구>는 한반도에 대한 공격의지를 꺾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것은 진행 중이지요. 그 점에서는 11.19 쓰신 글이 타당합니다. '정보가 국력'이라는 글에서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전쟁으로 나라 뺏고 하는 짓은 바보 짓이다. 돈으로 하면 되는 것. 경제전쟁은 끝난 다음에도 배상도 필요없는, 그런 작전이 바뀐 지 이미 오래 전이다."

사치코 아니 도시코는 대단한 통찰력을 가진 여자?

 

동감합니다. 비록 님의 글이 맞춤법이나 문장의 이음새 등에서 좀 불편한 구석이 있으나 확실히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알지요. 최근 들어 약간 격해진 심사가 엿보이기는 하나 대체로 적어주신 글이 옳다는 것도 압니다. 때로 틀리는 것도 있지요. 11.19 글과는 다르게 11.20에는 '한일합방 같은 것은 절대로 없다'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글을 남기셨지요.

 

"일본이 거절한다. 그래서 일본 정부가 직접적으로 한국에 돈 안빌려 주는 것. 빌리려면 아이엠에프 은행으로 빌리라는 것. 16세기 같은 전쟁은 없다. 한국에서 가져올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석유도 지하자원도 없다. 한국에서는. 그래서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없으니 안심하고, 살궁리나 찾아야 한다."

이게 바로 당신의 정체를 보여준 글이야.

한국한태 직접 안주고 아엠에프 통해서 주겠단 소리잖아.

ㅇㅋㅂㄹ?

 

이 글을 보고서야 나는 님이 어떤 위치인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이미 한일 간에는 경제전쟁이 벌어졌지요. 평화로운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가진 것임은 님의 10월 글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를테면...이런 류의 충고나 경고같은 것이었지요.

 

"엔체제를 한국이 부여하는 게 차라리 낫다."

"급한 것은 한국이다. 동아시아 3국 중 미국만 믿고 실력도 없으면서 내셔널리즘으로 똘똘 뭉쳐 까부는 한국..."

"중국은 한국보다 한 수 위다. 일본은 중국과 잘 협의해서 나간다."

 

워낙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으로 보이니 찬성도 많더군요. 물론 때로 격해진 용어나, 한국을 폄하하는 듯한 대목에서는 반대도 나갑니다. 나는 별로 거부감보다는 님의 논조가 때로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내가 잘아는 일본 우익계 친구들과도 별반 다르지 않는 경우들도 있고, 또 정보도 엇비슷하군요. 정확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런 구절에서는 약간은 생각되는 바가 생기지요.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의 부도만 막아주는 나라가 아니다. 지들은 지가 알아서 해라는 것."

그대, 도시코의 논조는 일본 우익의 논조와 판박이 스티커, 붕어빵 스토리.

 

많이 본 레토릭입니다. 엔케리 빌려간 것 갚기만 하면되고, 그도 아니라면...내놓을 것 내놓으면 되는 아주 경제적인 접근법이지요. 그래서 한일 관계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한참 동안은 서로가 평화적인 각도에서 들여다보기 참 어렵습니다. 비록 한미일 동맹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한일동맹'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이미 소름이 돋지요. 그건 의도가 뻔한 접근법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지난 이틀 동안은 <전쟁>이야기를 많이 하시는군요. "미국은 결국 전쟁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미국은 일본 정부의 용병이다"는 것이고 <헌법 9조>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이브리드 카 이야기도 나오는 군요. 일본이 가고 싶은 희망사항이 그렇게 해결되기를 바라시는 것 같더군요. 앞서도 그런 글 하나 썼지만, 한국의 경제위기를 7월에 경고했다고 했지만 님이 잘 아실만한 일본의 경제학자가 내게 전한 것은 지난 4월 경이었습니다. 물론 질문은 내가 했었지요.

 뭐 전쟁이야기도 나오고, 희망사항 알겠어.

 

미래 예측에 관한 부분입니다. 지금 엔화 스왑도, 해저터널도 모두 국내용이라고 하셨지요만, 그러나 이것은 앞서 의견과 상충이 됩니다. 경제전쟁이라는 것은 모든 전술적 요소가 다 동원됩니다. 일본 내에서 이것을 총괄하는 곳이 있지요? 그걸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으신 듯 했습니다만...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외환 환율의 비정상 구도는 정말 심각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상태에서 님은 '2000도 간다'고 하시고 원/엔 환율이 '2000도 3000도 간다'고 하십니다. 일본은 80엔 대의 대미환율까지 감안해서 수출중소기업에 30조엔을 투입하는 방어철벽을 끝냈다고도 하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솔직히.

 

특히 "일본은 기억하고 있다. 2차 대전 이전 1달러는 1엔이었다"고 회상하시는 장면에서는 그렇게 될 수 있는 일본의 모습을 많이 바라시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어떤 시나리오로 살아가는 것일까?"라고 묻는 대목에서는 한숨도 절로 나오는군요.

 

조선의 속담 가운데 한 마디가 있습니다.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일본은 사실상 한국에 대해, 한반도에 대해 '말 한 마디로 늘 천냥을 빚졌습니다.' 그런 세월이 오래 되었지요. 경제적으로는 우리가 일본에게 빚이 있을 겁니다. 아마도. 그러나 지금까지 오랜 세월동안 일본은 우리에게 도저히 경제로 상쇄하기 어려운 빚을 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십 여년 간은 더 하군요. 조용하고 은밀한 전쟁준비를 위하여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 지 짐작이 갑니다만, 나는 그걸 수치화할 재주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과연 평화를 위한 것이었는가 생각해보면, 시간이 하루 하루 지나가면 갈수록 일본은 한국에, 한반도에 다시 빚을 지고 온 길이라는 것쯤은 잘 압니다. 이제라도 중지해주길 바라지요.

경제 전쟁 작전 하고 있으면서 뭔노무 평화야? 평화가.

 

맨 위 인용문은 오랜 감옥 생활을 하면서 어떤 이(황대권 님)가 쓴 글입니다. 평화를 통한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진정한 교류입니다. 그런데...일본과 공동으로 몇 조의 기금을 만들어 한국의 젊은이들을 10만명인가 그 이상을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되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의 모 그룹과 일본에서도 파트너가 있다고 하더군요. 서로 배우고 익히면 좋지요. 그러나...그러기 위한 첫 번째의 기준점은 '진정성'이 있는 이웃이어야만 합니다. "이미 전쟁으로 나라 뺏고 하는 짓은 바보 짓이다. 돈으로 하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일본이라면, 그리고 "그런 작전이 바뀐 지 이미 오래전이고", 지금도 그 작전이 진행 중이라면....이것은 전쟁을 하자는 이야기밖에는 안되는 것이지요. 세상에, 역사에 어떤 전쟁도....가만히 앉아서 당할 전쟁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입으로 말하고 있구만, 지금은

총 들고 전쟁 아니고,

돈 들고 전쟁이라고, 

 

고베 toshiko님,

앞으로도 좋은 정보와 좋은 글을 많이 남겨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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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toshiko 님이 댓글 달아주신 것에 대한 저의 답변입니다.

댓글의 내용은 이것이 중심 같습니다.

- 60년 전이다. 북한, 남한이 일본을 모른다. 중국을 보라. 왜 한국이 빠졌는지 생각해보라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이 60년 전과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인정하십니까? 아니, 그 때보다 오히려 더 지독스러워졌지요. 이제는 <경제>라는 도구를 다시 패전 이후 회복했다고 믿으시는 차원이니. 중국과 친하다? 글쎄요. 중국의 군부에는 한 가지 아주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고 압니다. 자기가 살아있을 때, 언젠가는 일본을 한 번 깨어야 한다는 것...그것이 바로 침략당한 역사를 가진 사람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아시아를 제패 한다는 '대동아공영'의 망령이 전혀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에 굳은 신뢰를 보낼 나라 중에 한국이나 북한, 중국은 해당사항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필리핀처럼 일본이 돈으로 다룰 수 있는 나라와 이들은 다르다고 봐야지요. 그러나 이 나라들과의 관계를 평화적이거나 진정성이 있는 방법으로 극복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역사는 어떤 형태로건 충돌이라는 양상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가진 북핵에 대해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일본이기도 하겠지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지금 경제적으로 한국에 대한 점유 내지 점거, 개입의 형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일본이라는 사실을 "TV나 신문을 봐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고베 toshiko님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판단하시는 것이기도 하구요. 정작 한국에 있는 국민들이 그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지요. 나는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겁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 60년 동안 어떻게 하나도 변하지 않고...더 극악해졌는가 라고 되묻고 싶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