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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해독-담담당당] 이념

Mr. Han 2008. 11. 25. 16:38

[암호해독-담담당당] 이념

 

"대장부 떠남이 칼 빼어들고 원수 갚으러 감이로다.

술 한 잔을 역수(易水)에 뿌리나니

들리는 바람소리 쓸쓸도 하여라.

이제 우리 모두 시기 놓쳐 모든 것 실패 하였나니

돋아났던 묘초(墓草)가 다시 시들었도다.

한밤중 분해 떨리는 마음으로 일어나 앉으니

봄 강물만 노하여 부르짖도다."

 

- 양계초(梁啓超)의 한시 <장별(壯別)> 중에서

 

<시대전쟁 제28화> 이념전쟁; 에피고넨(epigonen)의 다양 개체

 

에피고니즘(epigonism)은 모방주의입니다. 한미통화스왑의 약발이 확 꺼져버렸습니다. 금융시장에 내려진 안정화조치 자체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지요. 외환시장에서의 비정상 상황은 쭉 이어지는 중입니다. 외생변수로 인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사실상 시스템 자체가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린 상태에서도 '잘될거다'를 되풀이 하는 것은 낙관주의라고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한미일 정상이 만나서 어떤 형태로건 거기서 다시 부족한 달러나 외화를 구해오는 흉내를 낸다고 해도, 그것이 단기적 호재는 될망정 꾸준히 좋은 추세로 나타나기는 어렵게 보입니다. 무너진 집에 비나 눈이 오면 춥게 마련입니다. 지붕을 고치고 벽을 수리할 생각보다는 비닐로 덮는다고 해법은 아니지요.

에피고니즘(모방주의):

자칭 엘리트라는 하버드 예일 나온 미국 등신 바보들 따라하다가 가랭이 찢어진다.

경제 폭파 해체 공법이나 배워오지 뭐 별거 있냐?

혹시 일부러?

 

 

그래서 미시, 거시가 모두 중요하지만 지금은 거시를 보는 눈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미국발 경제위기라고는 하지만, 그것만이 아닌 집안살림의 시스템도 챙겨봐야 하고, 그로부터 생겨난 파도가 어떻게 아시아로,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지 길목도 지켜줘야 합니다. 카드빚을 다른 카드로 돌려막기 하지 않으면서도 살아날 방법이 당장 연말까지, 내년 초로부터 다시 내년 하반기, 그 다음해, 몇 년 뒤로 이어지는 순차성이 확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도 꾸준히 진행되는 '무엇인가'는 보입니다. 그게 궁금해서 현미경을 들이대보면...거기 난데없이 묘한 정치색이 드러납니다. 정치! 아주 강력한 접근법이 막무가내 시도되는 조짐입니다. 명분은 다시 '경제'로 돌아옵니다만, 그것은 거시도 미시도 아닌, 그저 핑계로만 보입니다.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한대,

그건 경제만 봐선 안되고, 정치까지 함께 봐야한다.

 

<경제와 교육>은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이 부분이야말로 거시와 미시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그러나 이를 하나의 방향으로만 이끌고자 하는 시도는 다른 몸짓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우파 네트워킹'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집니다. 좌편향을 중간까지만 세운다는 우편향 교육의 실체는 이미 드러났습니다. 그건 단언코 '친일교육'입니다. 중고등학생에 대한 교육이 그 방향으로 굳어가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사슬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족쇄를 거는 것에 해당합니다. 현 정부는 그야말로 우리의 긴 시대와 역사에서는 그저 자그마한 시간, 공간을 차지하는 개체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강요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세뇌하긴 너무 뻣뻣해진 니들은 그냥 버린다.

아직 말랑말랑한 애들 처음부터 다시 세뇌한다.

그럼 미래는 우리 것이 되는 거니까.

니들은 그냥 타이타닉에다 실어서 바닷속에 수장시켜 버리면 되.

이승만이 그랬고, 이성계가 그랬던 것 처럼.

 

서커스 같은 캠페인이 바로 '애국주의'라는 것이지만, 이 또한 이런 방식의 약간은 조잡한 형태로 국민들에게 짐 지우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인간의 칠정(七情)은 진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김시천' 같은 이는 "얼굴에 일곱 구멍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칠정이 있는데, 정(情)이란 곧 인간 몸이 안팎으로 바람(氣)에 감응하면서 일어나는 생명의 떨림이자 표현이다"는 철학적 해석을 내린 바도 있습니다. 즉, 우리 스스로가 그에 반응이 일어나야지 무조건 선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새로운 형식으로 갈등을 양산하게 됩니다. 올바른 방식이 아닙니다.

등떠밀어 억지춘양 계몽운동 삐거덕삐거덕.

 

목적에 따라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 분열(分裂)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기회로 만들려는 인식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국민들 사이를 이간하는 방식으로 권력이 전횡 가능하다 해도 그 후과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결국 국민이 책임지고 그 업보를 감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들 이간질 하지마.

 

나는 교과서 개편과 관련한 파동이 점증하는 상태에서 정권의 브레인과 정치인이 모여서 이른바 '보수원로그룹'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행동대원으로 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거의 '친일'로 이미 판명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걸 숨길 재간도 없습니다. 말은 무겁고도 무거우며, 행동은 밝고 밝게 자신을 드러냅니다. 다 나온 판입니다. 그들의 발언에 우리 역사의 인물들이 짓밟힌 전례만 하더라도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보수=친일 

 

내가 한 번 더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교과서 개정 요구를 하는 상공회의소가 2000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을 평가한 대목입니다. 사실 나도 이 회담의 결과와 그 이후의 진행은 마뜩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상공회의소라는 경제행위를 위한 이권단체가 내놓은 정치적 평론에는 아연질색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방식이나 격식 측면에서 북한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이 개정의 사유였습니다. 경제학자가 역사를 건드리더니 이제는 상공회의소라는 기업 이권단체가 역사적 전문성, 외교 프로토콜의 기획자로 등장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우경화 드라이브, 혹은 이념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갈등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좌편향 교과서로 '찍힌'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고, 서울시교육청은 우파인사들로 구성된 대규모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면면을 보십시오. 어찌 저들이 나의 자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과연 이것이 국가를 위한 길입니까? 무엇을 목적으로 이리 하는 것입니까? 이 질문이 괴로우십니까? 그렇다면 보다 선명하게 '명분'으로 든 껍데기가 아니라 진정한 '이유'를 말하십시오!

교육은 이제 교육이아니다.

그건 원래 부터 교육이 아니었다.

똥개훈련이라고 들어는 봤나?

똥개들을 말 잘 듣게 하는 훈련이 바로 교육이야.

'기다려!' '먹지마!' 기다려!

 

어떤 '찬양' 혹은 '경배'를 원한다면, 그만한 자격과 상대의 수용을 필요로 합니다. 당연히 거기에는 진정성이 가미되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그저 이념으로 포장된 친일의 재구성>이라는 아주 섬뜩한 비수(匕首)가 있을 뿐입니다. 밀어붙이기는 수법이 단순하고 효과도 명쾌한 듯 하지만, 이것은 자칫 갈등의 진폭을 더 넓혀 이념의 전쟁 수준이 아니라 시대 전체를 건 전쟁으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에서 중단해야 합니다. 더 갈등의 진폭을 넓히고 크게 하면, 나무를 흔들어대다 뿌리까지 모조리 자르는, 시대 속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그저 잡아먹고 마는 사태가 올 지도 모릅니다.

밀어붙이는거 잘 되도 문제다.

원인과 결과,

밥먹고 똥싸기.

느이들 좋아하는 성경에도 나온다.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마지막 날에 하나님 앞에서 모두 심판을 받으리라.'

-예수그리스도.- 

시대는 다양한 개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는, 갈등을 더 조장하는 형태의 밀어붙이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는 이 일의 진행에 눈을 부릅 뜨고 그 공(功)이 아니라 과(過)를 하나씩 정리할 것입니다. 내가 아니면 그 누군가는 그리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