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해독-담담당당]고시치노 기리
해부학은 연구수단이나 연구방법 등에 따라 육안해부학과 현미해부학으로 나뉘며, 현미해부학에서 각종 구성 조직을 논하는 분야를 조직학(histology), 더 나아가서 각종 구성세포를 연구하는 것을 세포학(cytology)이라고 한다. 해부학에서는 대체로 성인에서 볼 수 있는 평균 구조를 다루고 있으나, 인체가 양성(兩性)의 생식세포의 결합에 의하여 완성되므로 그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이를 발생학(developmental anatomy) 또는 태생학(embryology)라고 한다.
- <인체해부학> 설명 중에서
<시대전쟁 제27화> 점(点)의 대지에 서다; 고시치노 기리
1910.8.29 무슨 날이지요?
그날 밤, 조선을 잡아먹은 주인공들이 걸쭉하게 자신들의 자축연을 벌이던 바로 그 자리에서 초대 총독으로 온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술 잔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수 자기네 식의 시를 읊었지요.
"가토와 고니시가 세상에 살았다면, 오늘밤 떠오르는 저 달을 어찌 보았을꼬"
그러나 옆에 있던 이토 히로부미의 측근 하나가 이 시를 받아 댓구를 답니다.
"도요토미를 땅 속에서 깨워 보이리라. 고려산 높이 오르는 일본 국기를."
가토는 가토 기요사마, 고니시는 고니시 유카나카입니다. 도요토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지요.
고시치노 기리(五七桐).임진왜란 일으킨 일본 대빵의 깃발 상징문양
오동잎이 방긋 솟아 오르게 되어 있는 문양 하나.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이어져 조선총독부를 거쳐 지난 4월 일본에서 다시 우리 대통령 앞에 모습을 드러낸 표식입니다. 거기서 '한일동맹'이야기가 나왔지요. 슬픈 날이었습니다.
경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정치를 말할 때는 두 가지의 고정관념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첫째, 경제만으로는 정치가 해결되지 않는다. 둘째, 정치만으로는 경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정치로 첫 번째의 선택을 하는 최악의 수를 두고 있는 중입니다. 그 결과, 두 번째의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지요.
한 몫을 더하는 것은 국제사회는 '공조와 경쟁'이라는 이름의 무한한 탐식과 탐욕의 세력이 즐비하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이 세력들이 있다는 걸 증명해 내어도 우리는 '국가'라는 단위에서 보는 법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이와 같은 국가를 벗어나거나 국가 속에서 혹은 국가 자체를 숙주(宿主)로 하여 패생되는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은 세력들에 무관심해지기 일쑤입니다. 그 결과가 작년, 금년에 걸친 정치판도에서 확연히 드러난 부분도 있지요.
이 세계에는 국가란 단위를 초월해서 움직이는 조직들이 있어,
혹자는 프리메이슨이라고도 하지만,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
계들은 국가나 민족 이런 건 관심 없다.
우리는 친일을 말하는 세력에게 무한한 지지를 아낀 셈이 되었습니다. 이유는? '경제'라는 단어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능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주 단순한 경제현실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고비를 넘기기만 하면, '더 이뻐해줄 거야!'라는 부지기수의 사람들, 예측들, 허언들이 난무합니다. 그들이 가진 생각에 과연 사회, 국가가 있는 것인지, 개인이 있는 것인지를 검증해볼 틈도 없지요.
경제 때문에 일본 놈 사냥개들한태 칼자루를 주었다.
그렇다고 애국주의를 부르짖는 것도 아닙니다. 동일한 용어도 사용되기에 따라서 어찌 변형되는 지는 비트겐슈타인의 '토끼'에서 이미 보여드렸지요? 이타주의를 부르짖는 것도 아니지요. 나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가는 날, 내가 살아가는 시대가 곧 역사를 형성한다고 믿어 왔습니다. 한 시대는 한 사람이 자신의 전부를 모두 퍼부어서 살아가는, 혹은 자신이 최대한의 노력이나 시간보내기를 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결정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네르바가 메트릭스라고 한 애국주의를 떠들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생은 유한하지요. 그러나 생존본능은 인간에게 후대를 만들고 또 그 후대를 걱정하게 만듭니다. 짐승이 아닌 인간의 본능이란 부분이지요. 그래서 문화가 생겨나고 이 또한 세력이니 사회, 국가, 시대라는 개념으로 흘러들어가게 됩니다. 그게 난데없이 '경제' 하나로 모두 돌아가는 중입니다.
살아는 남아야 할 것 아닌가?
다시 일제시대로 돌아가면, 너의 이해관계는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사냥개로써 이쁨받고, 먹이 얻어먹을 자신은 있냐?
의문은 가중됩니다. 단순한 분노나 분기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이 중첩되는 중입니다.
"과연 우리는 다시 고시치노 기리 아래서 살 수 있는가?"
남북한 문제는 예상대로 점입가경입니다. 잘될 일이 아무것도 없게 보이는군요. 기대를 하는 것이 어리석다는 건, 출발점이 북한이 드디어 한국을 '고시치노 기리' 아래에 있다고 여기기 시작한 흔적들이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지요. 현실적으로 한국 사회에 강하게 드러나는 이 현상은 절대적으로 원인 하나로부터 출발합니다. 이유가 많지만 원인균은 있는 것이지요. 합병증은 그 이후의 일이고, 그래서 마지막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인데, 지금은 방제(防制)를 못한 잘못, 그러니까 미리 막지 못한 잘못을 실감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왜? 사회 전체가 안일했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패배감, 무력감, 무관심, 방관, 그리고 소시민주의가 지배를 하게 되면...그것은 더욱 악화되는 겁니다. 이걸 고쳐야 하는데 못하고, 여기에 단순한 경제 이기주의가 한 몫을 더 해버리면 그건 정말이지 깊은 합병증의 증상, 즉 망국이란 조짐으로 드러나는 겁니다. 그걸 100년 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지요. 그 때도 망국은 속국과 식민의 시대로 흘러갔습니다. 거기서 생성되는 문화는 모두 지난 시대의 것이 지워지거나 변형되고, 때로는 부패하여 버려야 할 정도로 악취가 나게 해버린 채 어디론가 내팽겨쳐 지지요. 복원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어쩌면 영영 원형을 찾기가 힘들게 되는 상태로 가게 됩니다.
고시치노 기리는 눈 앞에 있습니다. 행여 떨어진 지폐 한 장을 주워보려다가 정신이니 문화니, 역사니 시대가 그대로 고개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꼴을 보지 않을까 안타까워 하는 것이지요.
어느 날, 세상에서 언어가 사라지고 시대가 엷어진다는 기분이 들던 날, 쓴 글 하나를 읽어보면서 정리를 해봅니다. 그러다가 1910.8.29 국치일의 그날 밤, 그들이 들었던 술잔과 그 싯구들을 되뇌어 봅니다. 고시치노 기리. 그 앞에 선 내 모습을 상상하기가 싫습니다.
※ 짱의 입장에서 말하면, 난 청와대에 일본놈이 앉던, 미국놈이 앉던 , 때놈이 앉던 관심이 없다.
다만 월세에서 해방되고, 전기세와 수도세와 가스비에서 해방되길 원할 뿐이다.
짱은 촛불도 안 나갔다. 아니 못나갔다. 촛불 나가려면 서울까지 기차비 내야 하고,
일당 포기해야하고, 정말 돈 때문에 힘든 게 한두개가 아니다.
이 글을 읽고 각성해야 할 부류들은 지금 '중산층' 이라고 불리우는 계급들이다.
짱같은 천민들은 청와대에 어떤 놈이 앉더라도 변하는거 별로 없다.
언제나 살기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너희 중산층들은 이번 기회에 가장 큰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미네르바도 그렇게 말했듯이.-역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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