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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전세보증금 찾으려면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라|

Mr. Han 2012. 8. 28. 10:10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보다는 전세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세수요 폭증은 전세가 급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더 심해진다는 측면만 아니라 향후 전세주택이 경매로 처분되는 경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개연성이 커진다는 면에서도 결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임차인에게 있어 전세보증금은 전 재산과 다름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전세계약 후 물건의 내ㆍ외적 하자보다는 전세보증금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권리적인 측면에 대한 대비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전세물량이 없다고 전세가가 급등한다고 전세보증금에 대한 안전성 검토 없이 무턱대고 전세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권리적인 측면에 대한 대비는 단계별로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전세계약 후 주택 인도(점유) 시까지 계약체결 당시 없었던 권리사항이 등기부등본에 기재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요, 둘째는 주택 인도와 동시에 전입신고를 하는 것이요, 셋째는 전세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부여받는 것이요, 넷째가 경매 시 배당요구기간 내에 배당요구를 하는 것이다.

 

첫째의 경우 전세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계약 후 주택 인도 시까지 임차인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중대한 권리관계의 변동이 생기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삽입하는 것으로 문제 발생 여지를 예방할 수 있다. 주택 인도 시까지 권리관계의 변동이 생기는지 여부는 중개업자를 통해서나 본인 스스로가 주택을 넘겨받는 날까지 수시로 등기부등본 발급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보다 더 정확하게는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까지 마친 날까지 권리관계 변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후순위 권리자에 대한 임차인의 대항력은 주택 인도뿐만 아니라 전입신고까지 마친 날의 다음날 ‘0’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의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는 임차인에게 대항력을 갖게 하는 절대적 요건이다. 대항력은 일반매매에 있어서나 경매에 있어서 매수인(또는 낙찰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거나 약정한 임대차기간 동안 거주할 것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해주는 권원이다. 다만 경매는 매매와 달리 대항요건, 즉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해서 대항력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소위 말소기준권리(근저당, 가압류, 담보가등기 등)라고 하는 권리(또는 그 중 하나)가 대항력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설정돼 있다면 그 임차인은 대항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임차인이 주택 인도와 더불어 전입신고를 마치기 전에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말소기준권리가 없을 경우에 한하여 임차인은 비로소 대항력이 발생하게 되고 ‘주택 인도+전입신고’ 다음날 ‘0’시를 기준으로 낙찰자에게 전세보증금의 인수 내지 반환 또는 임대차기간 동안의 거주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 사이에 기간차를 두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대항력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다음날 ‘0’시부터 발생하므로 이 사이 말소기준권리가 설정되면 이 역시 대항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주택을 인도받으면서 전입신고를 하는 것이 최상이다. 전세계약 시 계약이전에 설정된 말소기준권리가 없는지는 물론 계약 후에도 대항력을 갖추기 전까지 권리관계의 변동, 즉 새로운 말소기준권리가 설정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답이다.

 

셋째의 경우, 즉 확정일자를 부여받는 일은 경매처분 시 전세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다. 말소기준권리에 앞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낙찰자에게 전세보증금에 대한 인수를 주장할 수 있지만 확정일자가 없으면 낙찰대금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없다. 확정일자를 받을 때에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즉 확정일자는 우선변제적 효력이 부여되는 것이지만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대항요건을 갖추고도 확정일자 부여받는 일을 게을리 해 한달 후쯤 늦게 확정일자를 받는 사이 근저당이 설정됐다면 임차인은 근저당 채권자에게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다.

 

즉 대항요건 구비일과 확정일자를 받는 시점 사이에 기간차가 커 그 사이 근저당, 가압류 등 권리가 설정된 경우, 예컨대 ① 임차인 대항요건 구비 ② 근저당 ③ 확정일자와 같은 순위라면 임차인은 낙찰자에게 보증금 인수를 주장할 수 있을지언정 낙찰대금으로부터의 배당순위는 근저당에 밀려 근저당 채권 규모에 따라 보증금 전액 또는 일부를 배당받을 수 없게 된다.

 

물론 서울 기준 보증금이 7500만원 이하인 소액임차인에게 권리순위에 상관없이 최우선하여 변제되는 2500만원은 확정일자 없이도 변제를 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5000만원을 권리순위에 따라 우선변제 받기 위해 확정일자를 받아야 함은 매한가지다. 확정일자를 대항요건 구비에 앞서 전세계약 시 부여받는다고 해서 우선변제적 효력이 전세계약 시로 소급하는 것은 아니다. 확정일자의 우선변제적 효력은 대항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확정일자를 미리 받는다고 좋을 것은 없으나 확정일자 받는 일을 잊고 지내다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전세계약 후 바로 확정일자를 받거나 최소한 전입신고(또는 주택 인도)와 동시에 확정일자를 받을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임차주택 경매처분 시 낙찰대금으로부터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당받고자 한다면 위와 같은 대항요건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부여받는 것 외에 법원이 정한 기간내에 반드시 배당요구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배당요구도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배당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배당요구종기)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경매신청이 들어오면 법원은 경매신청된 사실과 함께 배당요구종기내 배당요구할 것을 임차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게 되는데 대항력 있건 없건 낙찰대금에서 배당을 받고자 하는 임차인이라면 반드시 이 기간 안에 배당요구해야 한다.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 즉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날짜에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전세보증금을 낙찰자에게 인수시키거나 낙찰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배당요구를 할지 말지를 알아서 결정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배당요구종기는 첫 매각(경매)이 진행되기 1개월 전으로 해서 정해진다.

 

이처럼 임차인이 자신의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 시~입주 및 전입신고 시의 권리변동사항을 체크해야 함은 물론 대항력을 갖추어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고, 배당요구를 해야 하는 등의 일련의 안전장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경매 처분되는 주택 임차인의 상당수가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임차인 중 대항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임차인, 대항요건을 구비했으나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 등은 곧잘 경매투자자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어렵사리 얻은 전세주택에서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이어가고 임차인의 전 재산, 생명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지키는 일,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임차인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