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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해독-담담당당] 남북문제가 마지막 변수다

Mr. Han 2008. 11. 25. 16:51

[암호해독-담담당당] 남북문제가 마지막 변수다

 

"아주 작은 것들의 세상이 있다. 작은 나머지 아주 드물게 눈에 띄는 세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잘 볼 뿐만 아니라, 그런 것에서 기쁨을 느낄 줄 안다. 아마도 어른인 우리보다 작아서 땅과 더욱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전체만 대강 훑어보고 부분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우리, 서둘러서 대충 보고 지나치는 탓에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마는 우리. 그런 우리는 어린이와 함께 할 때 비로소 우리가 잃어버린 아름다운 것들과 만날 수 있다. 눈송이에 돋보기를 갖다대고 자세히 살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자연이 빚어낸 가장 훌륭한 작품 가운데 많은 것들이 아주 작다는 사실을."

 

- 레이첼 카슨,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중에서

 

<시대전쟁 제42화> 환경이 나빠졌다.; 남북문제는 우리의 마지노 변수(였다.)

 

개성공단이 중단되는 군요. 멀리 페루에서의 '격장지계'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지요. 'MB정부와는 대화가 없다'는 단언을 내렸습니다. 바뀔 공산은? 현 시점에서는 거의 전무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쌍방 모두가 아주 기가막힌 시나리오 속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만들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

돈은 또 얼마나 들였을까?

본전 생각 나서라도 그만두진 않겠지.

 

10월 중순 있었던 아주 이상했던 사건 하나가 기억나십니까? 일본의 신문 하나가 북한의 중대발표설을 흘립니다. 이른바 와병설 끝에 사망설을 슬그머니 유포한 것이지요. 나는 그 광경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나흘동안 모두가 침묵하면서 완전히 '중대발표'를 거의 사망설과 동일시하던 시점까지 흘러가지만...그 상태에서 일본의 관방장관이 일본 언론도 아닌 블룸버그를 통해서 중대발표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힙니다. 관방장관 산하에는 일본의 정보기관이 내각정보조사실이 있지요.

10월중순 일본에서 흘러나온 김정일 와병설은 정보조작기법. 

 

이것을 이른바 '화평연변'이라고 부릅니다. 흔들기라고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지요. 사실상 9월 이후부터 한국과 일본은 북한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형국이었고, 10월초 크리스토퍼 힐의 방북 이후 테러지원국을 해제한 미국만이 북미관계의 강화로 노선의 변경을 해들어갑니다. 한미일 동맹이라고는 하지만 이 차이점은 명확하게 드러났지요. 이 현상을 제대로 꿰뚫고 전해준 한국 내의 언론은 별로 보질 못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났는가? 왜 이 스탠스는 보다 확대되는 양상으로 갔는가? 이것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화평연변: 흔들기, 간 보기.

한국일본은 짝짜꿍이 되어서 북한 흔들기에 간도 보고,

미국은 북한이랑 화해 재스쳐 들어가는 마당에.

 

결국 사건은 멀리 남미로부터 터져 나옵니다.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는 흡수통일에 대한 의사표명이 이어지고, 북측은 반발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12월 1일 군사분계선 통과에 대한 통제강화를 언명한 북한의 군부 입장에서는 이 사태는 군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한국의 MB정부에 대한 종합결론을 내리게 만들어 버립니다. 대체로 결론은 "MB정부는 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다"로 귀착된 것이지요.

 

왜 이 두 노선의 차이가 중요한가?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제 대북문제는 '강경변수'로 놓아둔 상태입니다. 거꾸로 같지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것은 한국으로부터 도발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3월 이래 쭉 일관되게 '원칙'이란 명분으로 북한을 압박했지요. 할 마음이 없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하고, '너희가 먼저 변해라!'는 것으로 스탠스를 유지합니다. 그 사이...한국에서는...촛불과 이어진 여러 문제들에서 다시 좌..같은 공안정국과 메카시즘이 등장했고, 마침내 최근 공안인력의 확충 등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해당 기관들이 하는 형국까지 이르게 됩니다. 소기의 목적한 바가 그것이었다면 성공한 것이지요. 이것은 닭과 계란의 문제와는 다릅니다. 일정한 방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지요.

잃어버린 10년은 공안정국을 그리워한 말이었다.

아무나 빨갱이 뒤집어 씌워서 집어 넣으면 끝나는 그런 편리한 방식. 

 

북한의 입장에서는 4월 이후 있었던 내부적인 불만을 다스릴 방법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봅니다. 7월 금강산 피격사건도 의도된 것이라기 보다는 그럴만한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에서 나온 돌발적 사건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나 그 상태에서 강경한 입장은 유지되었고, 남측에서 변화할 기미가 없다는 점, 삐라가 계속되고...이런 점에서 더욱 강한 것을 선택하는 방향이 굳어지게 됩니다. 그에 9월 이후 와병설을 둘러싼 내부적 단속이 강화되고...다시 화평연변...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사실상 한국의 입장에서는 '도움을 받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강경한 상황이 드러난 것은 10년만이라는 사실에 주목해보지요. 문제가 많았다고는 인정하지만...그래도 지난 10년간은 이른바 '코리아 리스크'라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투자대상이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일정수준 안전도가 보장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게 촉발이 되지요. 이 상태에서는 여기 투자가 가능한 사람은 제한적이 됩니다. 그러니까 북미관계를 진행 중인 미국과 그와 관련된 투자그룹, 그리고 일본, 중국 정도의 수준으로 제한적인 투자그룹이 형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속에서도 모험적인 투기적 형태를 갖춘 자금 이외의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은 아마도 정말 한국경제가 가진 '속살'이 아니고서는 어렵겠지요.

이렇게 코리아 리스크가 올라가면 외국자본은 도망간다.

그리고 남는 것은 투기적 모험자본들.

예들이 서로 짜고 고스톱을 치면, 한국정도는 말아먹기 쉽다.

아마 그렇게 하려고 '코리아 리스크'를 높이는 거겠지.

어중이 떠중이가 끼면, 시장을 맘대로 주무르기가 힘드니까.

둘이치는 고스톱에 초짜 하나만 껴도 변수가 많아지는대,

하물며 나라하나 작살내는 고스톱에 닐러 무삼하리요?

 

북한의 입장에서는 북미관계에 더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만, 내년 중북 우호의 해를 통해서...그리고 따지고 보면 중일 간에도 내년 우호의 해니...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중북 간의 특수한 입장으로 본다면 내년의 상황은 나름대로 변화가 좀 있을 겁니다. 그 축 자체는 6자 회담이라는 것이고, 좀 더 앞서 2.13 합의에 따른 북미, 북일이라는 두 개의 쌍무적인 관계개선 패널이 형성되어 있으니 그냥 쭉 가면 된다는 생각이지요.

 

실제로 내부적으로 북한이 개성이나 금강산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돈은 년간 1억달러가 되지 않습니다. 훨씬 이하지요. 그런 상태에서 금강산이나 개성 둘다...특히 개성 같은 곳은 군부가 전략적으로 요충지를 내준 상태라는 점에서 다시 강한 회수 의지를 보일 경우에는 남북관계의 지난 10년 평화기조는 일단 무너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태에서 긴장이 극대화된 한국의 경제는 어떠한가? 단기적으로 당연히 호재가 아닌 악재이지요.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이를 뚫고 들어와서 협력이 가능한 측이 누구인가를 자세히 보면...어디로 흘러가는가를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원칙을 지킨다는 레토릭이 무색합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의 실용주의적 측면만 생각해본다면...별로 좋지 않은 선택인 듯 하지만...이렇게 된 상태에서는 정부가 선택 가능한 협력대상이 좁혀지고...또 그 활로 또한 적다는 것으로 분위기를 능히 만들 수 있는 입장이 형성되는 중이라고도 해석되기 때문이지요. 바로 이것이 만일 노림수거나 목표였다고 한다면 잘 온 것이고...그러나 그 방향 자체는 대단히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희생들의 크기가 너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지적될 수밖에는 없게 되는 겁니다.

리스크로 악재 병주고. 

 

오늘 드러난 이 사실만으로 본다면...지난 3월 이후 오늘까지 이어진 일련의 방향성은 일관되었지만 목표한 바가 있었던 것이며...이것을 학술적이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아무리 따진들..정부는 그에 개의치 않았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아니 개의치 않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요. 바로 여기에서 하나의 새로운 접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방향이 아닌 다른 접점? 그 부분을 찾아내어 본다면 이건 모두 일정한 설명의 틀로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것을 거론하는 것은 대단히 민감하다고 보니...대부분 침묵하고 맙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는 이제 지식인도 지성인도 없고, 사실 따지고 보면 진짜 전문가가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지요. 왜냐? 이 문제는 남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거시적이고...한편으로는 아주 미시에 미시를 더할만큼 세밀한 관찰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섬나라 사슴이 나타나서 짜잔! 하고 구세주 역할을 하면서 따먹는 거지 뭐.

선녀와 나뭇꾼 다시 한번 봐.

우리 조상들이 이렇게 될 줄 알고 미리 해논

동화스타일의 예언서야.

선녀와 나뭇꾼.

 

여러분은 보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