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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가 온다] ③먼저 당하는 미국

Mr. Han 2008. 11. 17. 12:43

[디플레가 온다] ③먼저 당하는 미국

(디플레가 온다)③먼저 당하는 미국
美경제 위험 경고 잇따라.."심각한 침체 국면"
"잃어버린 10년 맞을 수 있어..글로벌 경제 동반 침체"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디플레이션의 위험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이번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자 종점인 만큼 미국내에서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경고메시지가 터져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폴 버냉키 미 연방제도이사회(FRB)의장은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막겠다"고 했고,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수요와 일자리가 줄고 유가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은 완화되지만 물가가 적정수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했다.
 
학계와 언론도 가세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침체가 더욱 깊어지는 등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고 했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현재 미국경제는 매우 심각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진입해 있다"고 경고했다.
 
◇ 다가오는 디플레이션 공포
 
케네스 로고프는 또 "이 같은 금융위기는 글로벌 패닉상태로 접어든 것"이라며 "몇년간으로 그칠 수 있는 것이 아닌 또다른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일 "세계경제에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어 이제 세계경제는 디플레이션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에 빠졌다"며 "미국경제도 디플레이션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같은 날 "아시아 경제의 하강이 1990년대말 처럼 심각하진 않더라도 기간이 더 오래 지속되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돼 세계에 새로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디플레이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전세계가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엄중한 경고로 읽힌다.
 
한국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하루빨리 미국경제를 침체에서 건져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처지다.
 
◇ 금리 제로(0)시대 예고
 
송준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오바마 정권은 기존의 정책과는 다른 정책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의 부유층위한 감세정책보다는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재정지출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위원은 또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최근의 신용경색을 완화시키는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금융산업의 영업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인하는 기준금리 '0'시대가 눈앞에 닥쳤음을 실감하게 한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0%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일본도 지난달 31일 0.5%에서 0.3%로 기준금리를 0.2%포인트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3.25%로 내렸으나 추가로 2.5%까지 낮출 전망이고, 영란은행(BOE)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3.0%로 내렸으나 0%까지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금리인하 랠리는 지속될 전망이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의 전조다.
 
전세계가 동반 금리인하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그만큼 이번 경기침체는 심각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지난 4일(미국시간) 글로벌 경제전망을 통해 "미국, 일본, 유럽, 영국 등 주요 경제국은 내년부터 심각한 '경기후퇴(Recession)'를 겪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경기후퇴가 길어지면 곧 디플레이션이다.
 
◇ 美, 구걸에 나설 채비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은 주요 경제국 중앙은행들의 방만한 통화관리, 금융감독의 소홀, 일부 시장 참여자의 탐욕과 모럴헤저드 등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화의 맹신 때문이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종만 국제금융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거래는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반면 통화관리나 금융감독은 각 나라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조화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해결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제공조'에서 답을 찾았다. 국제공조를 통해 달러화 가치하락을 막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제공조가 얼마나 잘 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달러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것은 물론 미국 채권을 사달라고 국제 사회에 본격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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