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택경기가 워낙 안 좋은데 정부가 개발계획을 발표한다고 해서 당장 시장에 변화가 있겠어요?”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오는 3월 착공한다고 발표한 5일. 경인운하 건설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김포시와 인천 검단지구 등 주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분위기는 여전히 썰렁했다. 경인운하는 국내 최초의 운하사업으로 인천지역 산업 및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대형 호재인데도 이날 현지 중개업소에는 문의전화나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경인운하 공사현장에서 5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천 계양구 귤현동 아파트단지의 진성공인 유경수 대표는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당분간 주택시장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아직 문의전화나 방문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지역의 경인운하 터미널 예정부지 인근의 프라임원공인 관계자도 “사업타당성이 있다고 하니 일단 이 지역에 득이 될 것”이라면서도 “당장 문의전화가 늘거나 별다른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경인운하 수혜지로 꼽히는 인천 서구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상반기 급등세를 탔으나 같은 해 하반기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 귤현지구 땅값은 2007년 말 3.3㎡당 30만∼4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50만∼60만원으로 두 배가량 오른 뒤 지금은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값도 마찬가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의 집값은 지난해 7월 최고점을 찍은 뒤 11월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지난해 수도권에서 대규모로 그린벨트가 해제됐어도 토지시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처럼 경인운하사업 재개 소식도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최근 토지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호재보다 수도권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급매물에 더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만 경인운하 사업이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경기 활성화와 주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경인운하지역협의회 박한욱 위원장은 “경인운하 건설이 지연되면서 인천 청라지구 및 검단신도시 등의 주민들이 임시교량을 이용하느라 극심한 교통난을 겪어 왔다”면서 “경인운하 개발로 남·북측 도로와 대체교량 등이 건설되면서 이런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경인운하가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돼 인천 지역의 관광·레저산업과 물류산업 등을 번창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비에셋 한광호 부동산연구소장은 “경인운하 착공이 당장 주변지역의 땅값이나 집값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면서 “인천터미널 및 김포터미널, 굴포천 인근 물류단지 및 산업단지, 경인운하 개발과 관련된 배후도시 등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 서제헌기자
■사진설명=경인운하 건설이라는 개발 호재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인천 검단지구와 계양구 일대 아파트 단지 등 주변 부동산 시장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천 검단동 일대 아파트 건설현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