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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디플레가 온다] ②최악에 대비하라

Mr. Han 2008. 11. 16. 20:00

(디플레가 온다)②최악에 대비하라
(집중기획)자산가치 하락..극단적 경기 침체 지속
日 13년 동안 디플레이션으로 `허우적`
적극적 재정정책..수요 확충으로 돌파구 찾아야
입력 : 2008-11-11 09:03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디플레이션(Deflation)은 극단적인 경기침체 상황이다. 금리는 바닥까지 떨어지고 성장률과 물가도 뚝 떨어진다.
 
반대로 실업률은 치솟고 환율도 급등한다. 부동산 가치도 하락하고 자산가치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빈부격차는 더 벌어진다.
 
물가는 장기간에 걸쳐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물가가 떨어지면 피자도 싸게 먹을 수 있어 좋은 게 아닐까?
 
그렇지 않다. 좋은 점보다 치명적인 면이 더 많다. 경제학자들은 디플레이션이 장기적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보다 더 무섭다고 경고한다.
 
메릴린치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더 큰 두려움은 인플레이션의 소멸"이라며 디플레이션의 파괴력을 경고하기도 했다.
 
자산가치 하락 → 구매력 감소 → 투자 감소 → 실업 증가 → 수요 감소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회복이 어려운 극단적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시장은 통제불능으로 빠져든다. 모든 사회 갈등적 요소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사회는 범죄가 만연하고 국민의 삶은 피폐해진다.
 
◇ 극단적인 경기침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인플레이션에 비해 훠씬 크고 일단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정책대응이 쉽지 않고 빠져 나오기도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폴 버냉키가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은 막겠다"는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디플레이션을 표현할 때 '공포'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극단적이지만 "여자는 몸을 팔고 남자는 피를 판다" 말도 디플레이션 상황하의 서민들의 피폐한 삶을 가감없이 표현한 것이다. 
 
디플레이션의 현상을 심도 있게 다룬 책 '디플레이션 속으로'의 저자인 홍성국 대우증권리서치센터 상무는 "가장 중요한 디플레이션은 1920년대 대공황"이라며 "최근에는 '98년도에 일본에서 디플레이션이 나타났고 개인적으로 21세기 초반도 디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대공황을 다룬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에 따르면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 당시 미국의 실업률은 27%(1250만명)까지 치솟았고 소비자물가지수는 1929년부터 4년 동안 24% 하락했다. 국내총생산(GDP)의 60%가 사라졌고, 공업생산도 3분의 1 이상 줄었다.
 
독일은 노동인구의 44%가 실업자였고, 브라질은 커피값 폭락으로 석탄대신 커피를 증기기관차의 연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는 '85년 플라자 합의 후 엔화가치를 50% 절상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교과서대로라면 엔고가 되면 수출이 줄어야 하는데 일본 제품에 대한 서구인들의 신뢰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돈이 넘치면서 부동산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
 
◇ "일본 경제 앞으로 10년은 더 힘겨울 것"
 
도쿄의 땅값이 치솟았고 90년대 초 미국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던 록펠러센터를 사들이면서 일본은 전성기를 구가하는듯 했다. 그러나 '89년 4만에 육박했던 닛케이주가가 '90년에는 절반인 2만으로 떨어졌고 '92년 거품이 터지면서 집값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06년의 평균 지가는 '91년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기업의 도산이 이어졌고 은행들도 파산하기 시작하면서 디플레이션은 본격화 됐고 디플레이션은 무려 13년간 지속됐다. 
 
일본은 '잃어버린 13년'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서 많이 뒤쳐졌다. 특히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던 기간 동안 세계는 IT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장은 "아날로그 방식의 일본 가전제품은 더 이상 팔리지 않았고 '디지털 경제'에서 뒤지면서 일본 경제는 앞으로도 10년은 더 힘겨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부 영향력에 취약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일본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규모나 대외 경쟁력 차원에서 보더라도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나라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수요 확충으로 돌파구 찾아야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도 마찬가지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이다.
 
육동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최근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며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해서 총 14조원의 재정대책으로 경기가 부양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모두가 어렵다. 그래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온갖 방법들이 동원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팽배하게 된다. 정부가 자칫 정책방향을 잘못 잡거나 우물쭈물 대응하다가는 한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위기 때는 사회적 합의를 슬기롭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필요하다. 지금 시장에서 '신뢰'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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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길가던소시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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