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해독-담담당당] 남북 핵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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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한 동물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 내가 대답한다. '토끼.' - 나는 어떤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달려 지나간다. 나는 '토끼!'하고 외친다. 그 보고와 외침은 둘 다 지각과 시각체험의 표현이다. 그러나 그 외침이 그러한 것은 보고와는 다른 뜻에서이다. 그것은 우리 입에서 저절로 새어 나온다. - 그것은 비명이 고통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체험에 대해서 가지고 있다." -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중에서
<시대전쟁 제24화> 이제 남북관계의 핵겨울이 찾아 오는가? 경제는?
12월 1일까지 갈 것도 없이 멀리 외유를 나간 대통령의 한 마디에 북측의 조평통이 '대화 안한다'고 선언을 하는 국면이 나타났군요. 이제 12월 1일이 더욱 볼썽 사납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해집니다. 조금 근본적인 문제를 한 번 짚고 지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앞서 '코리아 리스크'라는 개념, 그리고 금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문제 본질>에 대해서는 짚어본 바가 있으니...약간 더 깊이 가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떤 형식을 거쳐 완성되고 있는가. 일단은 후순위로 가있기도 하고, 분위기에 맴도는 것이 1994년과 흡사한 '패망론'이 짙게 깔려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써 외면하는 양상도 드러나지요. 물론 후순위라는 개념에서는 당연히 이유가 존재할 겁니다. 북한이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현정부. (미안하지만 북은 저 런식으로 몇백년도 버틸 수 있다고, 미국놈이 쓴'코리아 앤드게임' 책에 나오드라.-역자.)
지난 9월 23일, 한참 김..의 와병설이 있었을 때,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의 통일연구소 정책포럼 발언입니다. 그는 "(김...이 건강이상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북한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정권이어서 아무리 대화해봐야 소용이 없고, 대화를 최고선으로 생각하는 대북정책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며,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장치고는 거침이 없었지요. 그의 인식이 이 정부의 베이스로 깔린 듯한 생각이 들었고, 왠지 아슬아슬하게 보였지요. (미안하지만 북은 저 런식으로 몇 백년도 버틸 수 있다고, 미국놈이 쓴'코리아 앤드게임' 책에 나오드라.-역자주.)
그러나 정작 그 전날인 22일에는 민주평통 개회사(대독)에서는 '전면적 대화'를 제의합니다. 이것은 지난 2월 25일 이후 계속 되풀이 되는 하나의 모습이기도 한데...어쩌면 스스로 '후순위의 문제이고, 지금 건드리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듯 했지요. 이 현상의 이론적 배경으로 '패망론'이 슬그머니 숨겨져 있다는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1994년 시점에서도 이것과 비슷했습니다. 첫째가 북한 패망론, 둘째가 대화무용론, 셋째가 통일 가시화론이라고 할 정도였지요.
결국 이러한 인식은 학자적 관점이 아니라 정책적이라고 보면, 지금 정부도 그리 마음 먹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외교정책과 통일정책은 매우 밀접하다. 통일정책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해 외교부와 함께 가는 것이다."(박재완 수석)는 발언이 나오는 것입니다. 일관성과 시너지를 위해 대북정책 자체를 외교라는 틀로 넣어버린 것입니다.
지금 나와 있는 것은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각론이 공개안된) '비핵개방 3000'이라는 로드맵과 MB의 4원칙인 "핵폐기 진전, 대북사업의 타당성, 재정부담 능력, 국민적 합의"라는 것 뿐이지요. 그러나 전체적인 기조는 두 가지로 결집됩니다. 첫째, 금년에는 안한다는 것. 둘째, 내년에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하고는 뭘 해볼 생각이 없다.
이 부분에서 사회 국가 내부의 갈등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좌편향이라고 교과서 수정을 압박하는 교과부와 보수를 포장한 친일의 세력들이 있는가 하면, 삐라 자체를 통제하려고 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안하는(촛불민심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본다면...이건 안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요) 상태에서 이미 금강산 관광 10주년인 11월 18일도 넘어갔고, 12월 1일 통행 제한도 통지받은 상태에서...다시 멀리 외유에서 상대를 긴장시키고 도발했다고까지 생각되는 말들이 나옵니다. 이건 정상적인 관리는 아니라고 보는 거지요. 마치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이라는 단어는 그 이후에는 슬그머니 다른 형식으로 '미스터...'이렇게 갔던 적이 있는 데 그걸 염두에 둔 것도 아닌 것 같으니까요. 그랬던 미국도 내년에는 성큼 한 걸음 더 나갈 기세는 거의 확정적이지요. 부시도 없는대 부시시절 하던 거 초지일관 하려고?
이렇게 되면, 남북이 서로 만나서 속내를 내밀 그런 계기는 전혀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애당초 6.15나 10.4 선언 자체가 불완전한 것이라는 것은 그 선언문을 한 번만 읽어보면 나오는 것인데...그것을 보완하거나 서로 수정하여 맞춰나갈 자리마저 만들지 않는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이걸 상반기에는 이른바 기싸움 수준에서 본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이제 연말이 되어 가면서 단순히 그런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복합적 이유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더 늘어났습니다. 무엇이 과연 목적인가? 그 많던 경제학자가 어디갔냐가 아니라 그 숱했던 한반도 연구자들은 어디갔나를 따져볼 때입니다. 물론 좁게 한반도...이렇게만 지켜보지 말고...한국 내의 정치, 사회와...지금 벌어지는 경제위기의 실상도 좀 포개가면서 거시적으로 범벅을 좀 해주면 더욱 좋겠지요. 그런 건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지요?
그런데...문제는...남북한이 이렇게 흘러가서 사태가 지행되면... 지금부터 12월 1일, 그리고 연말이 가기 전에 한 두 차례의 아주 심각한 파장, 그리고 내년 1월의 연두기자회견을 통한 방향제시...있거나 없거나 또는 그저 그렇거나..를 통해서 다시 거의 일 년이 정해지면...만일 그 결과가 좋지 않다면 사실상 서로 맞추어볼 '판'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이 분야를 하는 사람들은 온갖 말들로 떠들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전면휴업이 되는 거지요. 그제 '보수와 진보 한 목소리로 대북정책 바꾸어야...'라는 제목의 기사도 본 적이 있습니다만, 정작 바꿔야 하는 주체인 정부가 그런 마음이 도통 없게 보입니다. 강.만.수 장관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말입니다. 올해 지나면 이 상태로 굳어진다. 남북관계.
결국 일관성은 있습니다. 그냥 밀어붙이는 식이지요. 잘못이 드러난 상태에서도 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남북관계는 아주 길고 긴 핵겨울로 가게 될 공산이 높지요.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7위 경제대국...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위기 극복...이런 말들 속에서 자신감이 아니라...방법이 뭔가에 대한 실행각론이 보이질 않는다는 사실에서 이 겨울이 길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행여 그 가운데...난데없이 이상한 형태의 침탈과 관련된 자금..꼼수..조짐 등이 움직이는가...봐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걱정이 많아지지요. 잘못된 걸 바로잡을 생각은 없다. 계속 잘 못된거 없다고 우기기, 그거다 우기기 정국.
내복이라도 껴입고 뉴스를 보던가 해야할 정도로 으시시 살이 떨리는 장면입니다. 그냥 무조건 '나쁜 놈, 죽일 놈' 하면서 댓글을 다는 사람들보다는 차분하게 이 장면을 지켜보면 이상한 유사점과 연결점이 나옵니다. 그게 이상하지 않다는 것, 그건 앞서 사태의 본질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고...이것은 보다 거시 미시 모두에서 확연하게 드러날 듯 하군요. 보이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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