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제를 원하는 상담사례들-
어느 시골 아주머니가 암탉 한 마리를 기르는데 날마다 알을 한 개씩 낳더랍니다. 알이 굵어 시장에 내다 팔 때마다 금방 팔리곤 했었다나요. 아주머니는 욕심이 생겨 “닭에게 모이를 두 배로 주면 더 큰 알을 많이 낳겠지” 생각하고, 다음날부터는 모이를 두 배로 주었다는군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닭은 포동포동 살이 찌고 털에 윤기가 조르르 흐르면서 알을 낳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소나 말은 살이 찌면 새끼를 낳지 못하고, 닭도 살이 찌게 되면 알을 낳지 않는다는군요. 아주머니에게 욕심이 과했다고 볼 수밖에요.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가 아닐는지요. 어느 투자가 욕심 없는 투자가 있겠습니까마는 요즘 부동산 상담도 대부분 욕심으로 인해 다소 무리하게 구입한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상담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거래자체가 실종되어 뚫고 나갈 길이 막혀 있음이로군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어디에 어떤 것을 사야 하느냐? 라는 질문이 많습디다. 또 평소에는 파는 시기와 사는 시기로서 언제가 좋은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지금은 팔리지 아니하여 어찌할 바를 묻는 상담뿐입니다. 두 가지 질문사항과 답변내용을 올려 봅니다. 타산지석으로 생각하시면 고맙겠습니다.
-사례 1-
현재 용인에서 109㎡(33평)규모의 10년 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집을 넓혀 가려고 2년 반 전에 수원에다 125㎡(38평)짜리 아파트를 분양 받았습니다. 지금 입주 중에 있는데 거주하고 있는 용인 주택이 2년째 보러 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보유자금은 1억 남짓 되고, 수원의 새 아파트는 분양가가 5억입니다. 원래는 용인 주택을 팔고 1억 정도 대출을 받아 정산하려고 했었으나 용인주택의 매매가 감감무소식이고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분양권으로 팔려고 해도 거래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용인주택에는 대출이 없기 때문에 두 곳을 다 가지고 갈 수도 있고, 이자를 감당할 능력은 됩니다. 그러나 괜히 두 채 다 가지고 갔다가 더 큰 고생을 하지 않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새 아파트에 대한 계약을 해제했으면 마음이 가벼울 듯합니다. 길이 없을까요?
-답변-
어차피 넓혀 가기로 작정하고 분양을 받으셨다면 수원의 새 아파트로 입주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대신 용인의 아파트는 중개업소와 의논하여 값을 조금 내려 보시던지 그래도 매도가 불가능하거든 전세 놓는 길을 모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용인 주택을 팔지 못하면 두 채가 되는데, 두 채 모두 가지고 갔다는 이유로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금년 가을쯤부터 거래도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고, 의외로 시세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견합니다.
수원의 새 아파트는 이미 10%의 계약금이 들어가 있고, 1억의 보유자금이 있으므로 용인 아파트 전세금 1억 5천만 원과 대출 2억 원으로 계산을 맞춰 새 아파트로 입주했으면 좋을 듯합니다. 넘어질 때 쉬어간다는 옛말도 있지 않던가요. 두 채 될 때 꿈을 크게 가지시라는 뜻입니다. 부동산 투자에는 욕심이 없어서도 안 되는 일이니까요.
계약이 해제된다면 마음은 가벼우실 겁니다. 그러나 억지로 계약을 해제하게 되면 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겠지요. 설사 계약해제가 된다 해도 1억 가까운 돈을 손해 보게 되므로 그러느니 차라리 일시적 2주택을 각오하시고 다음 기회를 노리심이 옳다고 봅니다.
-사례 2-
강남에서 전세 3억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보고 있던 중 6인가족인지라 큰 집으로 가기 위해 작년에 수도권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 50평형대를 8억 5천만 원에 계약하고, 계약금 2천만 원만 지불했습니다. 미분양 아파트는 양도소득세도 감면되고, 6천만 원 프리미엄도 보장해 준다고 해서,
전세금 3억 외에 주식 등에 묻어 놓은 돈이 2억 5천 가량 있었으므로 대출 2억 5천정도로 맞추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으나 주식이 깡통이 되는 바람에 홀딱 망해버렸습니다. 결국 보유자금이 부족해서 이제는 입주를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계약을 해제해 달라고 시행사에 사정해 봤으나 듣는 채도 하지 않습니다. 해제조건으로 계약금을 10%채워주겠다고 해도 꼼짝 않고 있습니다. 분양권으로 팔려고 해도 거래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몇 가지 질문사항 드립니다. 프리미엄 보장제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확실한 것인가요? 금년 9월경 입주기간이 끝나게 되면 전세금에도 가압류가 들어오게 되고, 제 월급에도 가압류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정말 그게 맞는 말인가요? 저는 신용불량자가 된다면서요?
저는 요즘 가슴이 울렁거리고 자다가도 늘 놀라고 있습니다. 형편이 어렵게 되어 입주하지 못할 형편에 이르렀는데도 계약해제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요? 나중에 은행에서 법적조치가 들어오면 어찌해야 할까요? 아파트가 원수가 돼 버렸습니다.
-답변-
귀하의 질문내용이 바로 요즘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일 것입니다. 분양받은 새 아파트는 값이 그대로 있고, 기존주택은 거래도 없으려니와 값이 내렸으니 갭이 벌어져서 입주가 어려워질 수밖에요. 중간에 사고까지 생겨 대출을 받아도 입주금 자체가 부족하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5억이나 부족한 돈을 대출로 막을 수도 없는 일이고,
일단 계약이 성립된 이상 한쪽의 어려운 사정만으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계약의 해제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일방적으로 해제하려면 상대방의 손해를 물어줘야 하는 것이니까요. 분양계약서에 보시면 매매대금의 10%를 배상하게 돼 있을 겁니다.
그 외의 손해로서 중도금에 대한 이자가 있겠고, 분양수수료 등이 있을 것 같군요. 모두 합하면 1억이 훨씬 넘는 돈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설사 이 돈을 받고 계약을 해제한다하더라도 시행사로서는 다시 분양이 어렵기 때문에 계약해제를 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질문사항을 순서대로 나뉘어 답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프리미엄보장제는 입주 때 분양가를 밑돌게 되면 일정금액을 깎아준다는 조건부 분양입니다. 귀하께서 분양받은 아파트는 현재 분양권 거래도 되지 않지만, 거래가 된다 해도 1억 정도의 손해를 봐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당초 약정한 일정금액이 분양대금에서 깎이게 되겠지요.
둘째, 귀하께서 계약해제를 요구하면서 중도금 대출 이자를 은행에 납부하지 않아도 은행에서는 귀하의 전세금이나 월급에 가압류를 하지 않습니다. 중도금 집단대출은 비록 귀하가 채무자이지만 시행사가 보증을 했으므로 은행에서는 귀하와 시행사를 상대로 동시에 독촉을 하게 됩니다.
결국 시행사는 은행의 독촉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귀하를 대신해서 대위변제(주채무자가 갚지 않기 때문에 보증인이 대신 갚는다는 뜻)하고, 손해금을 귀하로부터 받던지, 재 분양을 해서 손해를 보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은행이나 시행사는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좀처럼 소송은 하지 않고 있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계약해제는 정확한 의사표시가 필요한 법률행위입니다. 회사에 찾아가서 적당히 여직원들에게 사정하지 마시고 “어떤 사정으로 계약이행이 어렵게 됐으니 해제를 바란다.”는 내용증명을 회사 대표이사 앞으로 발송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후일 뚜렷한 증거가 될 수 있으니까요.
넷째, 내용증명을 발송하게 되면 시행사에서는 응답을 하기도 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도 합니다. 답장이 오지 않으면 다시 한 번 내용증명을 발송하시는 게 좋고, 글은 정중하고 예의바른 내용이라야 하겠지요.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는 일도 잊지 않으셔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만일 해제를 하겠으니 손해배상을 하라고 하면 즉시 시행사로 찾아가서 손해배상금을 절충하셔야 합니다. 계약금 2천만 원만 포기하고 해제가 되는 수도 있고, 1억 원의 지급으로 마무리가 되는 수도 있거든요. 시행사 손해배상금액은 귀에 걸면 귀 거리, 코에 걸면 코 거리라고 보셔야 합니다. 절충하기 나름이라는 뜻입니다.
여섯째, 시행사와 합의가 완료되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계약서를 반환하되 시행사 직원과 은행에 같이 가서 중도금 대출이 변제되었거나 명의변경이 되었음을 확인함으로써 종결이 될 것입니다.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에 있어서는 그 상환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시행사가 보증을 하고 있으므로 주 채무자를 신용불량자로 등재하지 않음이 보통입니다.
참고 사항입니다. 입주를 하네, 못하네, 하고 싸우다가 어느 날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어 분양가에 근접할 때도 있고, 시세가 회복되어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을 때도 있음을 봤습니다. 요즘 시장이 당장 그렇게 까지 빠르게 회복되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만, 9-10월경에는 회복의 기미가 있다고 판단되오니 이 점도 염두에 두심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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