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스쳐갈 인연 있었다면
내게 오지 말지 그랬어
맺지 못할 운명이란걸 알면서도
가슴 졸이며 아파하던 시간이
내겐 꿈결처럼 아름다웠어

이젠 멀어진 기억의 저편에
마른 잎으로 흩어져 날리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의 헝클어진 가슴은
헐벗은 나뭇가지의 앙상한 모습처럼
너무도 차갑게만 느껴진다

아무리 먼 길을 돌아도
내게 올 수 없는 너 이기에
엇갈린 사랑이 서럽다 해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아픔을
숙명이라 생각해야 하겠지

흘러버린 시간만큼이나
많은 눈물을 담고 있는
가슴을 열어봐도 텅 빈 너의 자리는
차갑게 굳어버린 기억에 편린들 뿐인데
첫눈이 내리는 거리는 시리도록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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