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부동산기사

청라·영종지구 부동산시장 ‘패닉상태’

Mr. Han 2010. 8. 10. 10:17
청라·영종지구 부동산시장 ‘패닉상태’

  

기존 집값보다 30∼40% 이상 하락
베드타운 전락 우려… 경매물 쏟아져

정부가 전국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일부의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강제로 해제하지 않고 지방자체단체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사업 추진 부진으로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이번 정부 발표는 더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 검토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수도권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라지구와 영종지구 부동산 시장은 패닉 상태다.

청라지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A씨는 "청라지구 아파트는 다 분양됐다. 여기서 경제자유구역을 철회한다거나 축소한다면 주민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지금도 초창기에 비싸게 분양된 아파트에는 역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데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라지구 내 아파트 중에서 6억5000만원에 분양된 50평형대 아파트는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최씨는 귀띔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자도 "평당 1300만원에 분양된 아파트가 1억8000만원이나 떨어져 매물로 나왔는데 2∼3개월이 지나도 산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대출이자가 부담스러워 아파트를 내놓고 있는데 경제자유구역마저 재조정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의 영향으로 청라지구가 애초 계획한 국제도시가 아니라 '베드타운'(대도시 주변의 주택밀집지역)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업자는 "경제자유구역이 재조정된다면 청라지구는 베드타운화하는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이란 이름 덕에 사람들이 관심을 뒀는데, 이제 그마저 무산되면 청라지구의 프리미엄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부동산업자들은 "이미 영종지구의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는데 앞으로는 더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신도시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B씨는 정부 계획에 대해 다짜고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도대체 영종도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아파트는 기존 가격보다 30∼40% 이상 떨어졌고, 경제자유구역에 수용된다고 해서 빚을 내 무리하게 건물을 지은 사람들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